해외 투자기관이 한국 원화 상품에 투자하려면 지금까지 국내에 계좌를 만들고 한국 영업시간에 맞춰 결제해야 했다. 우리은행은 10월 29일 싱가포르지점에서 해외 투자기관의 원화계좌를 개설하고 한국은행 원화국제결제망을 통해 국내 증권사로 원화를 송금해 투자하는 거래를 완료했다고 11월 2일 밝혔다. 정부 '원화 국제화 로드맵'의 핵심 과제인 역외 원화거래 자유화가 실제 은행 거래로 이어진 첫 사례다. 이 글은 RFI-K가 무엇인지, 무엇이 달라졌는지, 앞으로 무엇이 남았는지를 정리한다.
리드
해외에 있는 투자기관이 한국 주식이나 채권 같은 원화 상품에 투자하려면 지금까지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했다. 국내 금융기관에 직접 계좌를 개설하고, 한국 영업시간에 맞춰 결제 지시를 내야 했다. 시차가 있는 지역에서는 그만큼 불편했다. 우리은행은 10월 29일 싱가포르지점에서 해외 투자기관의 원화계좌를 개설하고, 한국은행 원화국제결제망을 통해 국내 증권사로 원화를 송금해 원화 상품에 투자하는 거래를 완료했다고 11월 2일 밝혔다. 은행권에서 역외 원화거래 자유화가 실제 거래로 이어진 첫 사례다.
한눈에 보는 1호 거래
| 구분 | 내용 |
| 거래일 | 2026년 10월 29일 (우리은행 발표 11월 2일) |
| 장소·주체 | 우리은행 싱가포르지점, 해외 투자기관 |
| 경로 | 해외 투자기관 원화계좌 → 한국은행 원화국제결제망 → 국내 증권사 → 원화 상품 투자 |
| 제도 | 해외원화업무취급기관(RFI-K) + 원화국제결제망 24시간 운영(주말·공휴일 제외) |
| 특징 | 별도의 자본거래 사전신고 없이 진행 |
| 배경 | 정부 '원화 국제화 로드맵'(2026년 7월 19일 발표)의 핵심 과제 '역외 원화거래 자유화' |
| 우리은행 RFI-K 거점 | 싱가포르·도쿄·런던 지점, 중국법인 4곳 (2026년 9월 등록·인가) |
RFI-K란 — 해외에서 원화계좌를 여는 기관
RFI-K는 '해외원화업무취급기관'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금융기관에 별도 계좌를 두지 않고도 원화를 지급·수령하고 보유·조달·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이다. 구조는 이렇다. 투자자가 RFI-K에 원화계좌를 개설하면, RFI-K가 한국은행 원화국제결제망 참가기관에 통합원화계좌를 개설하고 고객을 대신해 결제를 수행한다. 기존 해외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이 재정경제부에 별도로 등록하면 RFI-K 인가를 받을 수 있다. 원화국제결제망은 RFI-K에 계좌를 연 외국인이 국내로 송금하는 과정에서 가동된다.
무엇이 달라졌나 — 이전과 지금
이전에는 해외 투자자가 국내 원화 상품에 투자하려면 국내 금융기관에 계좌를 열고 한국 영업시간에 맞춰 결제 업무를 진행해야 했으므로 시차로 인한 불편이 있었다. 지금은 RFI-K 제도 도입과 한국은행 원화국제결제망의 24시간 운영(주말·공휴일 제외)이 맞물리면서, 현지에서 원화계좌를 개설하고 현지 영업시간에 맞춰 원화 결제를 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거래도 외환당국의 규제 완화에 따라 별도의 자본거래 사전신고 없이 진행됐다. 원화국제결제망 시범 가동을 시작한 이후 실거래 목적으로 이뤄진 첫 번째 거래 사례라는 점도 확인됐다. 테스트 거래는 전에도 있었지만, 실제 외국인 투자자가 계좌를 만들고 국내 증권사로 송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이 외환당국 관계자의 설명이다.
왜 '원화 국제화'인가 — 7월 로드맵부터 10월 규제 완화까지
정부는 2026년 7월 19일 원화를 해외에서 자유롭게 거래 가능한 통화로 전환하기 위한 '원화 국제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로드맵의 핵심 과제 중 하나가 역외 원화거래 자유화다. 이후 10월 13일 재정경제부는 로드맵의 외환규제 완화를 구체화한 '외국환거래규정'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외국환은행의 장기차입 사전신고를 사후보고로 전환하고, 원화자금 대차 관련 자본거래 신고 기준 금액을 상향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개정안은 행정예고 기간(10월 13일~26일) 국민 의견을 수렴해 확정, 연내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1호 거래는 이 로드맵과 규제 완화가 실제 거래로 이어졌다는 신호다.
현재 규모 — RFI-K 10곳, 결제망 직접 참가 은행은 4곳
현재 RFI-K 등록기관은 총 10개다. 우리은행은 싱가포르 지점뿐 아니라 런던·도쿄 지점, 중국 법인도 RFI-K로 등록했다. 그 밖에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국민은행 모두 런던·싱가포르 지점을 RFI-K로 등록했다. 원화국제결제망 직접 참가 기관은 현재 우리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 등 4대 시중은행뿐이지만 참여 기관을 늘려갈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이번 첫 거래를 계기로 아시아·유럽 주요 금융시장의 현지 기관에 원화국제결제망 이용 방식을 안내하고, 지역별 영업시간에 맞춘 원화 거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은행의 평가 — 역외에서 원화 송금이 실제로 이뤄졌다는 데 의미
나지영 우리은행 자금시장운용부 부부장은 원·달러 외환시장 24시간 개장 이후 역외에서 원화 송금이 실제로 이뤄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 거래 편의를 높여 원화 국제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 거래 편의를 높이고, 원화 국제화 과정에서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가겠다는 것이 우리은행의 설명이다.
자주 묻는 질문
출처
마무리
이번 1호 거래는 규모보다 구조가 중요하다. 해외 투자기관이 현지에서 원화계좌를 열고, 24시간 결제망을 통해 국내 증권사로 송금해 투자하는 길이 실제로 열렸다는 점이다. 아직 결제망 직접 참가 기관은 4대 시중은행뿐이고 RFI-K 등록기관도 10곳 수준이다. 앞으로 참가 기관이 늘고, 아시아·유럽 현지 기관 대상 안내가 이어질지가 원화 국제화의 다음 관전 포인트다.
정리하면, 이번 1호 거래는 규모보다 구조가 중요하다. 해외 투자기관이 현지에서 원화계좌를 열고 24시간 결제망을 통해 국내 증권사로 송금해 투자하는 길이 실제로 열렸다는 점이다. 아직 결제망 직접 참가 기관은 4대 시중은행뿐이고 RFI-K 등록기관도 10곳 수준이다. 참가 기관 확대와 아시아·유럽 현지 기관 대상 안내가 이어질지가 원화 국제화의 다음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