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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

삼성전자가 10월 29일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195조2,532억원, 영업이익 107조4,405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26.88%, 영업이익은 783.11% 늘었다. 분기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글로벌 대형 기술기업 중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런데 주가는 오히려 떨어졌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4.13% 내린 23만2,000원에 마감했고, 코스피는 6,000선을 하루 만에 내줬다. 역대 최대 실적과 주가 하락이 동시에 나온 날, 그 역설을 풀어보면 세 가지 질문에 답이 있다. 반도체는 어떻게 100조원을 벌었나, 스마트폰·가전은 왜 적자인가, 그리고 30조원 배당에도 시장이 실망한 이유는 무엇인가.

실적 한눈에 보기: 매출 195조, 영업이익 107조, 순이익 75조

구분3분기 실적비고
전사 매출195조2,532억원전년 동기 대비 126.88% 증가
전사 영업이익107조4,405억원전년 동기 대비 783.11% 증가, 첫 100조 돌파
당기순이익75조1,361억원전년 동기 대비 514.58% 증가
반도체(DS) 영업이익106조5,000억원전사 영업이익의 약 99%
완제품(DX) 영업손실8,000억원2분기 연속 적자
디스플레이 영업이익1조1,000억원매출 8조원
하만 영업이익6,000억원매출 4조3,000억원
3분기 배당주당 4,601원, 총 30조원기준일 9월 30일, 지급일 11월 27일
삼성전자 주가(29일 종가)23만2,000원전 거래일 대비 4.13% 하락

반도체는 어떻게 106조원을 벌었나: HBM4와 서버 SSD

실적의 주인공은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다. DS 부문 매출 147조1,000억원, 영업이익 106조5,000억원. 전사 영업이익 107조4,405억원의 약 99%가 반도체에서 나왔다. 메모리 매출만 140조7,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6% 늘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메모리 수요를 끌어올렸고, 공급이 제한된 가운데 서버를 중심으로 전 응용처에서 메모리 가격이 올랐다. 가격 상승과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가 맞물린, 전형적인 가격 주도 이익 증가다. 핵심 제품은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다. 삼성전자는 HBM4 판매를 대폭 확대하고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해 메모리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냈다고 밝혔다. 콘퍼런스콜에서는 3분기 HBM4 매출이 전분기 대비 3배 이상 늘었고, 전체 HBM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2027년 HBM 공급 물량은 목표 수준의 가격으로 협상이 완료돼 이미 솔드아웃 상태이며, 주요 고객들의 추가 공급 증량 요청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도 밝혔다. 장기공급계약을 맺은 대형 고객은 2분기 5곳에서 10곳으로 두 배가 됐고, 수요처도 AI 서버를 넘어 모바일·자동차·네트워크로 넓어지는 추세다. 비메모리도 개선됐다. 시스템LSI는 하반기 신모델에 시스템온칩과 이미지센서를 공급하며 매출이 늘었고, 파운드리는 HBM 베이스 다이 매출 성장과 선단공정 판매 확대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합산 영업손실이 1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본다는 보도도 있어, 비메모리가 완전히 흑자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부분은 추정치이므로 확정 수치로 읽으면 안 된다.

스마트폰·가전은 왜 적자인가: 잘 팔리는데 비싸진 원가

반대편에는 완제품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이 있다. DX 부문 매출 52조1,000억원, 영업손실 8,000억원. 전분기에도 8,000억원가량의 적자를 냈으니 2분기 연속 적자다. 매출은 전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 늘었는데도 이익은 나지 않았다. 반도체 호황의 그림자, 이른바 칩플레이션이 완제품 원가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내역을 보면 MX·네트워크 사업은 매출 37조7,000억원, 영업손실 6,000억원이다. 갤럭시 Z 폴드8 등 플래그십 신제품 출시 효과로 매출은 전분기 대비 14%,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다.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이 늘면서 평균판매가격이 올랐고, 전분기 7,000억원이던 영업손실은 6,000억원으로 줄었다. 그래도 메모리 가격 상승 등 비용 부담을 넘지는 못했다. 네트워크 사업은 북미 시장과 소프트웨어 매출 감소로 실적이 하락했다. TV·생활가전도 마찬가지다. VD·생활가전 사업은 매출 13조9,000억원, 영업손실 2,000억원으로, 전분기 100억원 수준이던 적자가 확대됐다. VD는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종료로 수요가 줄었고, 생활가전은 국내 마케팅 강화와 가전 구독·B2B 사업 확대로 판매는 호조를 보였지만 원자재와 물류비 상승으로 이익이 감소했다. 같은 메모리 가격 상승이 반도체 부문에는 이익이 되고, 완제품 부문에는 비용이 되는 구조다. 여기에 환율도 부담이었다. 달러·유로 등 주요 환율 하락 영향으로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전사 영업이익에 전분기 대비 약 10조원 수준의 부정적 효과가 발생했다고 회사는 밝혔다. 107조원이라는 숫자 뒤에는 10조원가량의 환율 역풍이 숨어 있다.

왜 주가는 떨어졌나: 세 가지 이유

주가부터 정리하면 이렇다. 삼성전자 주가는 29일 오전 24만2,500원으로 출발해 장중 24만9,000원까지 올랐다가 하락세로 돌아서 전 거래일보다 4.13% 내린 23만2,0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우도 3.26% 내렸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4% 내린 5,937.66에 마감해 6,000선을 하루 만에 내줬다. 장중 6,100선을 돌파하고도 밀렸다. 하락 종목을 세면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락 596개, 상승 270개였다. 기관은 4,472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758억원, 33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유는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실적 자체는 이미 알려진 내용이었다. 10월 8일 잠정실적에서 매출 195조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이 공개됐고, 확정실적은 거기서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시장이 새로 반응할 재료가 아니었던 셈이다. 둘째, 반도체 부문 실적이 높아진 기대에는 못 미쳤다. DS 영업이익 106조5,000억원은 시장 일각에서 기대했던 110조원 수준에 닿지 않았다. 전체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지만, 투자자들의 눈은 반도체 부문의 세부 수치에 가 있었다. 셋째, 기다리던 추가 주주환원 구체안이 나오지 않았다. 이날 확정된 것은 3분기 배당 30조원뿐이었고, 남은 55조~75조원의 사용처와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내년 1월 말로 미뤄졌다. 여기에 단기 급등 부담도 겹쳤다. 코스피는 27일 3.09%, 28일 6.63% 급등했고, 28일에는 SK하이닉스의 역대 최대 실적과 100조원 규모 주주환원 발표에 힘입어 6,012.44에 마감했다. 이틀 동안 약 10% 오른 뒤라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기 쉬운 자리였다. 미국 대형 기술기업의 AI 투자 부담도 악재로 작용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3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을 밑돌고 잉여현금흐름이 91억달러 적자를 기록하면서, 실적 발표 후 알파벳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약 10% 급락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2.62% 오른 152만6,000원에 마감해 삼성전자와 엇갈렸다. 같은 반도체 호황 속에서도 종목별 반응이 갈린 날이다.

배당 30조원과 남은 55조~75조원: 주주에게 돌아가는 돈의 일정

배당부터 확인하면, 삼성전자는 3분기 현금배당으로 보통주와 우선주에 각각 주당 4,601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총액은 약 30조원, 그중 우선주 배당금은 약 3조6,917억원이다. 배당 기준일은 9월 30일, 지급 예정일은 11월 27일이다. 시가배당률은 보통주 1.7%, 우선주 2.2%다. 기준일이 이미 지났으므로, 3분기 배당을 받으려면 9월 30일 기준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어야 한다. 지금 주식을 사면 3분기 배당 대상이 되지 않는다. 전체 그림은 이렇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2026년 전체 주주환원 규모는 90조~110조원이다. 이미 집행했거나 이날 확정한 금액이 35조원이고, 남은 재원이 55조~75조원이다. 남은 재원은 현금배당과 함께 상당 규모의 자기주식 매입·소각에 쓰일 예정이다. 다만 최종 규모와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2027년 1월 말 이사회에서 확정해 발표한다. 최고재무책임자는 자사주 매입·소각 시 시장 상황을 반영해 우선주 매입 비중을 적극적으로 고민해 조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시장이 실망한 지점이 바로 여기다. 전날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주주환원을 발표하며 주가가 뛰었던 터라, 삼성전자도 비슷한 추가 환원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이날 나온 것은 올해 전체 환원 규모 90조~110조원이라는 기존 계획의 재확인과 3분기 배당 30조원뿐이었고, 언제, 얼마나 사서 없앨지라는 가장 궁금한 답은 석 달 뒤로 미뤄졌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 매물이 나왔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이 해석은 시장의 반응을 설명하는 분석이지, 회사가 환원을 줄였다는 뜻은 아니다. 전체 규모 자체는 그대로 유지됐다.

4분기와 2027년: 회사가 내다본 그림

회사는 4분기에도 반도체 호실적이 이어지며 전사 실적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DS 부문은 에이전틱 AI 도입 가속화에 따른 반도체 전반의 수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고, 메모리는 HBM4와 고성능 DDR5, QLC SSD, 서버 SSD 판매를 확대해 시장 리더십을 강화할 계획이다. 파운드리는 4나노, 2나노 선단공정 양산 확대를 통해 매출 성장과 실적 개선을 지속할 방침이다. DX 부문은 연말 성수기를 맞아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2027년 전망은 더 길게 본다. 기록적인 AI 투자의 장기화와 반도체 공급제약으로 반도체 업황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메모리는 AI 인프라 투자가 계속 확대되는 가운데 수요가 공급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보며, HBM4 판매 확대와 HBM4E 양산,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판매 기조를 강화할 방침이다. 시설투자도 크다. 2026년 연간 시설투자는 84조4,000억원 규모로 집행할 예정이며, 그중 DS 부문이 76조8,000억원, 디스플레이가 3조9,000억원 수준이다. 연구개발비는 3분기에 14조4,000억원을 투입했다. 독자가 앞으로 확인할 일정은 세 가지다. 첫째, 2027년 1월 말 이사회에서 확정될 잔여 주주환원 55조~75조원의 최종 규모와 실행 방안이다. 둘째, 4분기 실적에서 DX 부문 적자가 축소되는지, 메모리 가격 상승 부담이 얼마나 이어지는지다. 셋째, HBM4E 양산 일정과 2027년 HBM 공급이 실제로 계획대로 이뤄지는지다.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는다. 실적과 발표 내용을 정리한 설명 자료로 읽어주기 바란다.

자주 묻는 질문

출처

마무리

정리하면, 확인된 것은 매출 195조2,532억원·영업이익 107조4,405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실적, 반도체 106조5,000억원 대 완제품 8,000억원 적자라는 극단적인 부문 간 격차, 주당 4,601원·총 30조원 배당과 11월 27일 지급, 그리고 남은 55조~75조원 환원이 2027년 1월 말 이사회에서 확정된다는 일정이다. 확인되지 않은 것은 잔여 환원의 최종 규모와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 DX 부문 적자가 언제 해소될지, 그리고 HBM 공급 확대가 실제 실적으로 얼마나 이어질지다. 107조를 벌었는데 왜 주가가 떨어졌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실적 자체보다 기대와 일정에 있다. 잠정치와 같은 확정실적, 기대에 못 미친 반도체 세부 수치, 석 달 뒤로 미뤄진 환원 구체안. 이 세 가지가 역대 최대 실적의 날에 주가를 끌어내렸다. 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라, 발표된 실적과 시장의 반응을 정리한 설명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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