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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0% — 숫자가 먼저 말합니다
2026년 1~9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17만2,027건 가운데 월세 계약이 8만7,740건이었다. 비중으로 51.0%. 전세는 8만4,287건으로 월세보다 3,453건 적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가 집계된 2011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월세 비중이 50%를 넘은 해는 한 번도 없었다. 종전 최고는 2025년의 44.5%. 이 추세가 이어지면 2026년은 월세 비중이 전세를 넘어서는 첫해가 된다.
전세는 한국 주거의 기본 계약이었다. 그 전세가 시장에서 빠져나가고, 그 빈자리를 매달 내는 현금이 채우고 있다. 숫자의 의미와 세입자가 알아야 할 대응법을 차례로 풀어본다.
2025년 1~9월 vs 2026년 1~9월 — 서울 아파트 임대차
| 지표 | 2025년 1~9월 | 2026년 1~9월 |
| 월세 거래 비중 | 43.7% | 51.0% (+7.3%p) |
| 전세 거래량 | 11만6,272건 | 8만4,287건 (-27.5%) |
| 월세 거래량 | 9만310건 | 8만7,740건 (-2.8%) |
| 월세 우위 자치구 | 4곳 | 13곳 |
| 평균 월세(9월) | 144만3,000원 | 166만1,000원 |
| 중위 월세(9월) | 120만원 | 140만원 |
월세 비중 51%가 무슨 뜻인가요
월세 비중은 전체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 계약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51.0%라는 건 서울 아파트 임대차 2건 중 1건 이상이 월세라는 뜻이다. 여기서 '월세'는 보증금 없는 순수 월세만이 아니라 보증금을 낮추고 매달 돈을 내는 보증부 월세(반전세 포함)를 아우른다.
중요한 건 상승의 성격이다. 월세 거래가 폭증해서가 아니라 전세 거래가 27.5% 급감하면서 비중이 뒤집혔다. 월세 거래량은 오히려 2.8% 줄었다. 시장 전체가 위축된 게 아니라 전세라는 계약 형태 자체가 퇴장하고 있다는 신호다.
지역별로는 종로구(65.6%)가 가장 높고, 중랑구는 44.6%에서 64.9%로 20.3%포인트 뛰어 상승 폭이 최대였다. 강남구도 48.6%에서 54.0%로 높아졌다. 월세 우위 자치구가 4곳에서 13곳으로 늘었다는 건, 이제 월세화가 특정 지역이 아니라 서울 전체의 흐름이라는 뜻이다.
왜 전세가 줄었나요: 금리 3%와 마른 입주 물량
첫째, 금리다. 한국은행은 2026년 7월과 8월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려 연 3.00%로 만들었다. 위원회는 서울·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를 금융안정 리스크로 지목했다. 전세대출 금리가 비싸지면 세입자는 목돈을 빌려 보증금을 마련하기 어렵다. 반대로 임대인은 같은 집값 상승분을 보증금보다 월세로 반영하는 쪽이 유리해진다. 전세는 세입자가 임대인에게 맡기는 사실상의 무이자 대출이라, 금리가 오를수록 설 자리가 좁아진다.
둘째, 전세 매물의 원천인 신규 입주가 말랐다. 직방 집계로 11월 서울 입주 예정 물량은 3개 단지 488가구뿐이고, 전국 1만1,559가구는 작년 같은 달보다 49% 줄었다. 4분기 전국 입주 물량도 작년보다 39% 적다. 전세 매물이 나오지 않으니 계약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월 20일 국무회의에서 '공급 전격전'을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2022년 이후 3년간 서울 중심의 건축 인허가가 대폭 줄었다는 진단이다. 인허가 중단의 결과가 3년 뒤 입주 물량으로, 다시 전세 매물 부족으로 이어지는 지연의 계산법이 지금 작동 중이다.
월세 수준도 함께 올랐다: 평균 166만 원 시대
문제는 월세 비중이 늘어나는 동안 월세 수준도 같이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서 9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66만1,000원. 작년 같은 달 144만3,000원보다 21만8,000원 높다. 중위 월세도 120만원에서 140만원으로 올랐다.
전세에서 월세로 옮기면 주거비는 묶어둔 자산에서 매달 나가는 현금지출이 된다. 평균 월세 166만원은 세후 소득에서 매월 차감되는 항목이다. '전세 없이 월세만 남은 시장'은 곧바로 주거비 부담으로 이어진다. 다만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거래량은 계약 신고 자료를 기준으로 집계한 참고용 수치라, 신고나 계약 해제에 따라 추후 변동될 수 있다.
전세 갱신을 앞두고 있다면: 갱신권과 5% 상한
전세 갱신을 앞둔 세입자에게 가장 실용적인 권리는 계약갱신요구권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에 정해진 내용으로, 세입자가 요구하면 집주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할 수 없다. 기존 조건 그대로 2년을 더 거주할 수 있고, 쓸 수 있는 횟수는 1회다. 흔히 '2+2'라고 부르는 이유다.
행사 기간이 정해져 있다. 임대차 만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이 기간 안에 집주인에게 의사가 '도달'해야 효력이 생긴다. 정해진 형식은 없지만 내용증명처럼 증거가 남는 방식을 권한다. 마지막 며칠에 몰리면 다툼이 생기기 쉬우니 2주쯤 여유를 두는 것이 좋다.
보증금 인상에는 상한이 있다. 제7조에 따라 갱신 시 증액 청구는 약정한 보증금·차임의 5%(20분의 1)를 초과할 수 없고, 직전 계약 또는 증액 후 1년 이내에는 증액 청구를 할 수 없다. 5%는 상한이지 자동으로 오르는 금액이 아니다. 올려줄 의무가 아니라 넘으면 안 되는 선이며, 범위 안에서 협의로 정한다. 참고로 2026년 4월 발의된 개정안은 이 증액 제한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아직 통과되지 않았다.
세입자 체크리스트 5가지
1. 만기일을 확인하라. 계약서의 임대차 기간 끝 날짜가 기준이다. 만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가 갱신권 행사 기간이다.
2. 갱신 의사는 증거가 남게 밝혀라. 내용증명이 가장 확실하고, 문자·카톡·이메일은 발송 기록과 수신 확인을 캡처해 보관한다.
3. 5%를 직접 계산하라. 현재 보증금 × 1.05가 최대치다. 보증금 4억원이면 4억2,000만원을 넘을 수 없다.
4. 대항력 2종 세트를 갖춰라. 주택 인도 + 전입신고(주민등록)로 다음 날부터 대항력이 생기고, 임대차계약증서상의 확정일자까지 받아야 경매·공매 시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다.
5. 갱신 후에도 세입자는 언제든 나갈 수 있다. 갱신된 기간 중 해지를 통지하면 집주인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생긴다. 2년을 꼭 채워야 하는 쪽은 집주인이다.
이 흐름이 계속될까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26년은 연간 기준으로 월세 비중이 전세를 넘어서는 첫해가 될 전망이다. 2011년 통계 집계 이후 한 번도 없던 일이다.
되돌림의 변수는 두 가지다. 하나는 금리다. 추가 인상 여부에 따라 전세대출 부담이 달라진다. 다른 하나는 공급 속도다. 정부의 '공급 전격전'이 인허가 기간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내년 이후의 전세 지도를 결정한다. 다만 임대차 계약 갱신 주기(통상 2년)가 돌아올 때마다 이 지표는 다시 확인될 것이고, 이미 체결된 임대 계약의 구조 변화는 되돌리기 쉽지 않다.
51%라는 숫자는 이미 방향을 정한 시장이 남긴 첫 기록이다. 세입자에게 남은 질문은 '전세가 돌아오느냐'가 아니라 '월세 시대에 내 보증금과 월급을 어떻게 지키느냐'다.
전세에서 월세로, 주거비의 성격이 바뀐다
서울 아파트 임대차의 절반 이상이 월세가 된 2026년. 전세가 줄어든 건 경기 탓이 아니라 금리와 공급이라는 구조의 결과다. 갱신을 앞둔 세입자라면 만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갱신권을 기억하고, 보증금 5% 상한을 직접 계산해 협상 테이블에 올리자. 숫자가 바뀐 시장에서 권리를 아는 쪽이 주거비를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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