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1월 6일 하루에만 6.02% 떨어지며 5,059.69로 마감했다. 장이 열리자마자 8% 넘게 밀려 5,000선이 무너졌고, 개장 3분 만에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매매가 20분간 멈췄다. 전날 5.28% 하락에 이은 이틀 연속 급락으로, 코스피는 이틀 새 10.98% 빠졌다. 하루 만에 코스피 시가총액 267조 원이 사라졌다.

리드

코스피가 11월 6일 하루에만 6.02% 떨어지며 5,059.69로 마감했다. 장이 열리자마자 8% 넘게 밀려 5,000선이 무너졌고, 개장 3분 만에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매매가 20분간 멈췄다. 전날 5.28% 하락에 이은 이틀 연속 급락으로, 코스피는 이틀 새 10.98% 빠졌다. 하루 만에 코스피 시가총액 267조 원이 사라졌다.

무슨 일이 있었나 — 개장 3분 만에 거래 중단

이날 코스피는 전날 종가 5,383.80보다 2.2% 낮은 5,263.26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개장 2분 만에 낙폭이 8%대로 커졌고, 장 초반 4,911.28(-8.78%)까지 밀렸다. 2월 6일 이후 9개월 만에 장중 5,000선이 무너진 것이다. 오전 9시 3분 33초, 코스피가 전일 종가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이어지면서 유가증권시장에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발동 당시 지수는 4,924.61(-8.52%)이었다. 20분 동안 주식 매매가 전면 중단됐고, 코스피200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 거래도 함께 멈췄다. 코스피가 개장하자마자 급락해 사이드카를 건너뛰고 바로 서킷브레이커가 걸린 것은 지난 6월 8일과 이날, 딱 두 번뿐이다. 매매가 재개된 뒤에도 하락세는 이어졌다. 오전 9시 35분경에는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추가로 발동됐다. 코스닥에서는 오전 9시 6분 2초 매도 사이드카가 먼저 걸렸다. 코스닥150 선물가격이 전일 종가보다 7.84% 내린 1,029.00, 현물지수도 8.10% 내린 1,027.12까지 밀렸기 때문이다. 이후 기관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이 줄었고, 코스피는 5,059.69로 장을 마쳤다. 5,000선은 간신히 지켰다. 코스닥은 5.03% 내린 644.27로 마감해 지난해 4월 9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왜 급락했나 — 미국 중간선거 '블루웨이브'와 AI 투자 불안

이번 폭락의 출발점은 미국이다. 11월 3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AI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가 강화되고 AI 투자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종합지수는 5.52% 급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2.25% 떨어져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샌디스크(-22.26%)와 마이크론(-17.46%), AMD(-17.26%), 인텔(-10.33%), 브로드컴(-10.43%) 등 주요 반도체·AI 관련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도 5.96%, 대만 가권지수는 4.51% 떨어졌다. 이날 추가 하락의 방아쇠가 된 소식도 미국에서 나왔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협력 네오클라우드 업체들과 진행 중인 데이터센터 사업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다는 보도가 전해진 것이다. 오픈AI는 데이터센터에 대한 지역사회 반발이 거세지자 전력망 확충 비용을 직접 부담하고 주민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관련 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최근 일부 빅테크의 현금 흐름이 악화한 것이 확인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증권가에서는 규제 자체보다 '규제가 어느 정도일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시장을 더 흔들었다고 본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규제가 있을 것 같은데 어느 정도일지 모른다는 불안이 기술주의 급락을 키웠다"고 밝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금 코스피는 이익, 밸류에이션 등 전통적인 펀더멘털 논리가 주가에 반영되지 않는 국면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는 무엇인가 — 시장을 멈추는 두 장치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는 주가가 급변할 때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장치다. 두 제도는 보는 지표부터 다르다. 서킷브레이커는 현물 지수 자체를 본다. 코스피나 코스닥 지수가 전일 종가보다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이어지면 1단계가 발동돼 해당 시장 전체의 매매가 20분간 중단된다. 2단계는 15% 이상 하락하면서 1단계 발동 지수보다 1% 이상 더 떨어진 상태가 1분간 이어질 때, 3단계는 20% 이상 하락하면서 2단계 발동 지수보다 1% 이상 더 떨어진 상태가 1분간 이어질 때 발동된다. 2단계도 20분 중단이지만, 3단계가 발동되면 그날 해당 시장의 거래는 그대로 종료된다. 사이드카는 선물 가격을 본다.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기준가보다 5% 이상 움직인 상태가 1분간 이어지면 발동하고, 프로그램 매매의 해당 방향 호가 효력만 5분간 정지한다. 일반 투자자의 직접 주문은 계속 체결된다. 코스닥은 조건이 하나 더 붙는다. 코스닥150 선물이 6% 이상, 코스닥150 지수가 3% 이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상태가 동시에 1분간 이어져야 한다. 11월 6일에는 두 장치가 연이어 작동했다. 코스피는 서킷브레이커가 먼저 걸렸고, 코스닥은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거래가 멈추는 동안 투자자는 새 주문을 낼 수 없고, 이미 낸 주문을 취소하는 것만 가능하다. 재개될 때는 곧바로 실시간 체결로 돌아가지 않고 10분간 호가를 모아 단일가로 체결한다.

누가 팔고 누가 샀나 — 외국인 2조7,692억 원 순매도

이날 하락을 이끈 것은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7,692억 원을 순매도했다. 전날에도 외국인은 약 3조4,000억 원을 순매도했고, 매도 물량 상당 부분은 반도체에 집중됐다. 반면 기관은 1조7,042억 원, 개인은 6,010억 원을 순매수하며 매물을 받아냈다. 반도체 대형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6.35% 내린 18만8,700원, SK하이닉스는 10.44% 내린 113만2,000원에 마감했다. 장중 삼성전자는 17만9,200원(-11.07%), SK하이닉스는 108만9,000원까지 밀렸다. 두 종목은 이틀간 각각 13.44%, 18.91% 떨어졌다. 개장 직후 두 종목에 정적VI(변동성완화장치)가 발동돼 단일가매매로 전환됐지만, 실시간 체결로 바뀌자마자 지수는 순식간에 급락했다. 하락은 반도체에만 머물지 않았다. 전날에는 현대차, 셀트리온, 에이피알 등 자동차·제약·바이오·화장품으로 순환매 흐름이 보였지만, 이날은 대부분 업종에서 하락세가 거셌다. 다만 NAVER(2.87%), 카카오(0.31%) 등 일부 인터넷주는 선방했다.

이틀 새 10.98% — 고점에서는 44.5% 빠졌다

이틀간 하락 폭을 합치면 코스피는 624.11포인트(10.98%) 떨어졌다. 11월 4일 종가 5,683.80에서 11월 6일 5,059.69까지다. 종가 기준 지난 6월 22일 기록한 고점 9,114.55와 비교하면 44.5% 낮은 수준이다. 이날 종가는 지난 3월 31일(5,052.46) 이후 최저치다. 코스닥도 이틀간 70.68포인트(9.89%) 급락했다.

정부는 어떻게 대응했나 — 신용융자 담보비율 유지 의무 3개월 면제

정부는 6일 오전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F4)를 열고 증권사의 신용융자 담보비율 유지 의무(140%)를 3개월간 면제하기로 했다. 11월 9일부터 시행된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권민수 한국은행 부총재가 참석했다. 신용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방식이다. 증권사는 담보를 140% 이상 확보하고 그 비율이 유지되도록 관리해야 한다. 주가가 급락해 담보비율이 기준 아래로 떨어지고 투자자가 부족분을 채우지 못하면, 증권사는 해당 주식을 강제로 파는 반대매매에 나설 수 있다. 주가가 빠질수록 반대매매가 늘고, 반대매매가 다시 주가를 누르는 악순환이 생긴다. 정부가 140% 유지 의무를 면제한 것은 이 고리를 한시적으로 끊겠다는 취지다. 다만 빌린 원금과 이자는 그대로 남는다. 정부는 최근 주가 하락에 대해 AI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 등 정책 불확실성과 글로벌 투자심리 위축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고, 대외 요인에 국내 증시가 과도하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3% 중반 성장, 수출 1조 달러 달성, 기업 영업이익 900조 원 돌파 전망 등 경제 펀더멘털은 견조하다며 과도한 불안심리에 따른 지나친 비관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변동성이 더 커지면 추가 시장 안정 조치를 준비하기로 했다.

증권가 시각 — "과도한 반응"이라는 분석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AI 투자 자체를 우려한 투매는 과도하다는 분석이 많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일부 빅테크가 위험 프로젝트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신규 계약을 선별하는 것은 사실이나, 이를 전체 AI 투자 축소로 확대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미국 데이터센터 신규 용량의 약 75%는 이미 건설 중이고, 2028년 착공 전 물량은 일시적 지연일 뿐 전면 폐지는 아니라는 점에서 주식시장의 반응은 과도하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 전면 중단 가능성은 제한적이며 시장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아직 확인되지 않은 변수가 남아 있다. 데이터센터 규제가 실제 투자 축소로 이어질지, 주요 빅테크의 설비투자 계획이 변경될지는 확인해야 할 사안이다. 향후 국내 증시의 핵심 변수는 미국 AI·반도체주의 추가 조정 여부와 외국인 매도 지속 여부로 꼽힌다.

마무리

11월 6일 코스피는 6.02% 급락한 5,059.69로 마감했다. 개장 3분 만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장중 5,000선이 무너졌다가 종가 기준으로는 간신히 지켰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AI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가 미국 반도체주 급락으로 이어졌고, 그 충격이 국내 시장으로 전이됐다. 정부는 신용융자 담보비율 유지 의무를 3개월간 면제하며 반대매매 악순환 차단에 나섰다. 증권가에서는 과도한 반응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데이터센터 규제가 실제 투자 축소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AI·반도체주의 추가 조정 여부와 외국인 매도 지속 여부가 다음 흐름을 가를 변수다.

11월 6일 코스피는 6.02% 급락한 5,059.69로 마감했다. 개장 3분 만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장중 5,000선이 무너졌다가 종가 기준으로는 간신히 지켰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AI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가 미국 반도체주 급락으로 이어졌고, 그 충격이 국내 시장으로 전이됐다. 정부는 신용융자 담보비율 유지 의무를 3개월간 면제하며 반대매매 악순환 차단에 나섰다. 증권가에서는 과도한 반응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데이터센터 규제가 실제 투자 축소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AI·반도체주의 추가 조정 여부와 외국인 매도 지속 여부가 다음 흐름을 가를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