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은행들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또 올렸다. 국제금융센터 집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주요 IB 8곳의 평균 전망치는 3.5%로, 한 달 전 3.3%에서 0.2%포인트 높아졌다. 올해 봄 2.4%에서 시작한 상향 행진이 6개월째 이어진 것이다. 눈길을 끄는 건 이 3.5%라는 숫자다. 한국은행이 지난 8월 수정경제전망에서 '반도체 호황이 예상보다 강할 경우'를 가정해 제시한 상방 시나리오와 같은 수준이다.

들어가며

해외 투자은행들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또 올렸다. 국제금융센터 집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주요 IB 8곳의 평균 전망치는 3.5%로, 한 달 전 3.3%에서 0.2%포인트 높아졌다. 올해 봄 2.4%에서 시작한 상향 행진이 6개월째 이어진 것이다. 눈길을 끄는 건 이 3.5%라는 숫자다. 한국은행이 지난 8월 수정경제전망에서 '반도체 호황이 예상보다 강할 경우'를 가정해 제시한 상방 시나리오와 같은 수준이다. 시장의 기대가 중앙은행의 낙관 시나리오에 도달했다는 뜻이다.

왜 눈높이가 올랐나

답은 수출에 있다. 산업통상부가 10월 1일 발표한 '2026년 9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9월 수출은 1,209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83.5% 늘었다. 월간 수출이 1,200억달러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무역흑자도 498억5,000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견인차는 반도체다. 9월 반도체 수출은 603억달러로 262.8% 급증해 단일 품목으로는 처음 600억달러를 넘어섰고, 전체 수출의 절반에 육박한다. 8월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도 1,048억달러로 3개월 연속 1,000억달러를 넘었고, 한국은행은 9월 실적이 예상을 웃돌았다고 평가했다. 올해 1~9월 누적 수출은 8,145억달러로 지난해 연간 역대 최대치(7,093억달러)를 9개월 만에 넘어섰다. 컴퓨터 수출(70억달러, 435.3% 증가)과 아세안 수출(212억9,000만달러, 사상 첫 200억달러 돌파) 등 반도체 외 품목에서도 증가세가 이어졌다.

주요 기관의 올해 성장률 전망

기관2026년 성장률 전망비고
해외 IB 8곳 평균3.5%9월 말 기준, 국제금융센터 집계
JP모건4.0%8곳 중 유일한 4%대
씨티3.8%3.7%에서 상향
뱅크오브아메리카3.6%3.1%에서 상향
UBS3.5%2.8%에서 상향
OECD3.7%9월 중간전망, 1.1%p 상향
한국은행3.3%8월 수정경제전망

한은의 '상방 시나리오'란 무엇인가

한국은행의 현재 공식 전망치는 3.3%다. 지난 8월 27일 수정경제전망에서 기존 2.6%를 0.7%포인트 끌어올린 수치로, 2021년 4.7% 이후 5년 만의 3%대 성장 전망이다. 반도체 경기 호조가 예상보다 강해 수출과 설비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판단이 반영됐다. 당시 한은은 별도의 시나리오 분석도 내놨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더 확대되고 국내 업체들의 생산능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는 경우, 올해 성장률이 기본 전망보다 0.2%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추정한 것이다. 그 결과가 3.5%다. 지금 해외 IB들의 평균 전망치가 바로 이 상방 시나리오 수준에 도달한 셈이다. 내년 전망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IB 8곳 중 6곳이 내년 전망치를 올리면서 평균은 2.5%에서 2.8%로 높아졌고, 한은의 내년 전망치 2.9%와의 격차는 0.1%포인트까지 좁혀졌다. 한은의 상방 시나리오에서는 내년 성장률이 기본 전망보다 0.6%포인트 높은 3.5%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숫자가 말해주지 않는 것

다만 몇 가지는 짚어둘 필요가 있다. 첫째, 성장의 무게중심이 반도체에 크게 쏠려 있다. 9월 수출의 절반가량이 반도체 한 품목에서 나왔다. 반도체는 가격이 오르면 수출이 급증하지만, 공급이 늘면 가격이 내리는 경기순환 업종이다. 한은도 이 점을 의식한 듯 "비반도체 부분에서도 크게 나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1~8월 통관 기준 비반도체 품목 수출도 약 18% 늘었다. 둘째, 전망 상향이 내수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IB들의 기대는 수출 호조에 기대고 있고, 성장세가 소비와 투자로 확산될 수 있을지를 관건으로 꼽는 분석이 많다. 반도체 경기와 글로벌 AI 투자 흐름이 꺾이면 전망도 함께 흔들릴 수 있다. 셋째, 11월 한은 수정경제전망이 다음 분기점이다. 8~9월 수출이 예상을 웃돈 만큼 추가 상향 여부가 주목된다.

확인된 것과 아직 모르는 것

확인된 것: IB 평균 3.5%(9월 말 기준), JP모건 4.0%·OECD 3.7%, 한은 공식 3.3%(8월)·상방 시나리오 3.5%, 9월 수출 1,209억달러·반도체 603억달러·무역흑자 498억달러 역대 최대, 내년 IB 평균 2.8%·한은 2.9%. 아직 모르는 것: 11월 한은 수정전망에서 성장률이 추가로 오를지, 반도체 호황이 내년에도 이어질지, 수출 호조가 내수와 투자 회복으로 확산될지.

마무리

올해 봄 2.4%에서 9월 3.5%로 — 6개월 새 1.1%포인트 오른 성장률 눈높이는 반도체 수출이 만든 기록의 반영이다. 시장의 기대가 한은의 상방 시나리오에 닿은 지금, 남은 질문은 하나다. 이 숫자가 수출 통계 너머의 경제로 얼마나 번질 것인가. 11월 한은의 다음 전망이 그 답의 일부를 보여줄 것이다.

올해 봄 2.4%에서 9월 3.5%로 — 6개월 새 1.1%포인트 오른 성장률 눈높이는 반도체 수출이 만든 기록의 반영이다. 시장의 기대가 한은의 상방 시나리오에 닿은 지금, 남은 질문은 하나다. 이 숫자가 수출 통계 너머의 경제로 얼마나 번질 것인가. 11월 한은의 다음 전망이 그 답의 일부를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