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던 가상자산 소득 과세가 2029년으로 2년 미뤄지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1월 5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가상자산 소득과세 시행 시기를 2년 늦추는 방안을 국회와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2020년 제도 도입 이후 네 번째 유예다. 달라진 점은 유예만이 아니다. 정부는 투자 손실을 이후 3년간 이익에서 빼주는 손실 이월공제 도입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아직 확정된 법이 아니라 국회에서 소득세법을 개정해야 실현되는 방안이라는 점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리드

내년 1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던 가상자산 소득 과세가 2029년으로 2년 미뤄지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1월 5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가상자산 소득과세 시행 시기를 2년 늦추는 방안을 국회와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2020년 제도 도입 이후 네 번째 유예다. 달라진 점은 유예만이 아니다. 정부는 투자 손실을 이후 3년간 이익에서 빼주는 손실 이월공제 도입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아직 확정된 법이 아니라 국회에서 소득세법을 개정해야 실현되는 방안이라는 점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무슨 일이 있었나 — 11월 5일 발표의 핵심

정부는 내년 1월 1일 시행 예정이던 가상자산 소득과세를 2029년으로 2년 늦추는 방안을 국회와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11월 5일 밝혔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이날 오후 3시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직접 발표했다. 과세 시점을 2029년으로 미루려면 국회에서 소득세법을 개정해야 한다. 가상자산 과세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팔거나 빌려줘서 얻은 소득에 세금을 매기는 제도다. 2020년 12월 소득세법 개정으로 도입이 결정됐고, 당초 2022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과세 준비 부족, 투자자 보호 필요성, 형평성, 제도 정비 미비 등을 이유로 시행 시점이 2023년, 2025년, 2027년으로 세 차례 밀렸다. 이번 방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네 번째 유예가 되고, 법 제정부터 시행까지 약 8년이 걸리게 된다. 이 부총리는 과세 시행이 세 차례 미뤄진 데 이어 한 번 더 과세 유예를 말하게 된 점을 무겁게 생각한다며, 시행 시기를 조정하더라도 '소득 있는 곳에 과세'라는 조세의 기본원칙은 견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향후 2년의 준비기간을 활용해 2029년에는 차질 없이 시행되도록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눈에 보는 변화

구분변경 전 (현행법 기준)변경 후 (2026년 11월 5일 추진안)
과세 시작 시기2027년 1월 1일2029년으로 2년 유예 추진
손실 이월공제없음 — 같은 해 안에서만 손익 합산3년간 허용 추진 — 손실 발생 이후 3년간 이익에서 차감
기본공제연 250만 원연 250만 원 유지 — 확대 방침 없음
과세 전 확정 손실이월공제 대상 아님이월공제 대상 아님 — 2029년 이후 발생 손실부터 적용

지금 과세 구조는 어떻게 되나 — 250만 원 공제, 22%

유예되는 과세의 구조부터 정리하면 이렇다.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연간 소득에서 기본공제 250만 원을 뺀 금액에 소득세 20%를 적용하고,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실제 세율은 22%다. 과세표준은 양도·대여 대가에서 실제 취득가액과 수수료 등 필요경비를 뺀 금액이다. 가상자산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되며, 보유만 하고 있을 때는 과세되지 않는다. 같은 해에 발생한 이익과 손실은 합산한다. 예를 들어 한 해 동안 비트코인으로 1,000만 원의 수익을 내고 이더리움으로 500만 원의 손실을 봤다면, 합산한 500만 원에서 기본공제 250만 원을 뺀 250만 원에 20%를 적용해 50만 원의 세금을 낸다. 문제는 같은 해를 넘기는 손실이다. 현행 체계에서는 남은 손실을 다음 해 소득에서 빼지 못한다. 첫해 손해를 크게 보고 이듬해 일부를 만회해도 두 번째 해에는 온전한 이익에 세금이 매겨질 수 있는 구조다. 이번에 추진되는 손실 이월공제는 바로 이 부분을 바꾸는 것이다.

손실 이월공제란 무엇인가 — 손실을 3년간 나눠 공제

손실 이월공제는 특정 연도에 발생한 투자 손실을 이후 과세연도의 이익에서 차감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정부안은 손실이 발생한 이후 3년간 이익에서 해당 손실을 공제하도록 한다. 2029년에 발생한 손실은 2030~2032년의 가상자산 소득에서 차감할 수 있다. 제도를 3년만 운영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발생한 손실을 이후 3년간 이월해 공제한다는 뜻이다. 미국과 영국 등 주요국도 이 제도를 인정하고 있다. 공제 순서는 정해져 있다. 조만희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은 기본공제 250만 원을 먼저 적용한 뒤 남은 금액에서 이월손실을 차감한다고 설명했다. 투자자가 유리한 연도를 임의로 골라 공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후 과세 대상 이익이 생기면 순차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이다. 숫자로 보면 차이가 분명해진다. 2029년에 1,000만 원을 잃고 이듬해 1,000만 원을 벌었다고 하자. 현행 제도에서는 이듬해 이익 1,000만 원에서 기본공제 250만 원을 뺀 750만 원에 22%를 적용해 165만 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반면 손실 이월공제가 적용되면 이듬해 이익에서 기본공제 250만 원을 뺀 750만 원에서 전년도 손실 1,000만 원을 차감해 과세 대상이 0원이 된다. 같은 손익인데도 세금이 165만 원에서 0원으로 달라지는 셈이다. 또 다른 경우도 있다. 첫해 500만 원의 손실을 보고 이듬해 1,000만 원의 수익을 냈다면, 이월손실을 차감한 뒤 기본공제를 빼는 순서로 계산해도 과세 대상은 250만 원이 된다. 이 경우 세금은 250만 원에 22%를 적용한 55만 원이다.

과세 전 손실과 취득가액은 어떻게 되나 — 두 가지 경계

손실 이월공제에는 적용 범위의 경계가 있다. 첫째, 과세가 시작되기 전에 이미 팔아서 확정된 손실은 이월공제 대상이 아니다. 이월공제는 2029년 과세가 시행된 이후 발생한 손실부터 적용하는 방안이다. 과세 전에 확정된 손실을 나중에 공제받으려는 기대는 접어야 한다. 둘째, 과세 전에 사서 계속 보유한 가상자산의 취득가액이다. 정부는 실제 취득가액과 시행 직전 시가 가운데 높은 금액을 취득가액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기준 시점은 2028년 말 시가다. 취득가액이 높게 인정되면 나중에 팔 때 계산되는 이익이 줄어든다. 따라서 과세 시작 전까지의 거래기록을 확인해 두는 것이 중요해진다.

왜 2년 더 미루나 — 미국 정보교환 2029년

정부가 밝힌 유예의 주된 이유는 해외 거래와의 과세 형평성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는 사업자가 보고한 거래정보를 납세자 거주지 과세당국과 교환하는 제도다. 미국과의 정보교환은 2029년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가 보기에 내년부터 과세를 시작하면, 미국 거래소를 이용하는 투자자에 대한 정보가 아직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내 시장부터 과세하게 돼 국내 시장이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 이 부총리는 2029년 이후 미국으로부터 가상자산 거래정보를 제공받게 되면 미국 거래소를 이용한 투자자에게도 국내 시장 투자자와 마찬가지로 적정하게 과세할 수 있는 충분한 정보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자산법 제정도 이유 중 하나다. 디지털자산법이 제정되면 디지털자산의 법적 정의와 사업자 규율체계가 바뀔 것으로 예상되므로, 2년간 더 준비해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앞으로 일정 — 정기국회 처리 추진, 세부 기준은 2028년 상반기

정부는 과세 유예와 손실 이월공제를 이번 정기국회에서 함께 처리하도록 추진한다. 이 부총리는 손실 이월공제가 가상자산 과세의 논란의 대상이 되지 않게 이번 정기국회에서 유예 조치와 함께 처리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예 기간의 준비 작업도 일정이 잡혀 있다. 정부는 전문가와 가상자산업계,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디지털자산 과세 민관합동 워킹그룹을 구성해 과세제도 합리화, 세부 과세 기준 마련, 납세자 신고 편의 제고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제도개선 방안을 도출하고, 입법이 필요한 사항은 2027년 정기국회에 개정안으로 제출할 계획이다. 세부 과세 기준은 2028년 상반기에 발표해 업계와 납세자에게 안내한다. 한 가지 이번 발표에서 나오지 않은 것이 있다. 정부는 기본공제 확대 방침은 내놓지 않았다. 기본공제는 연 250만 원 그대로 유지되는 방향이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 — 국회 통과가 전제

가장 중요한 전제를 다시 짚으면, 11월 5일 발표는 정부의 추진 방침이다. 시행 시점을 2029년으로 미루려면 국회에서 소득세법을 개정해야 하고, 손실 이월공제 도입도 국회 협의가 필요하다. 유예와 이월공제를 이번 정기국회에서 함께 처리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지만, 국회 심의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두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또 유예하기로 하면서 정책의 신뢰·일관성 논란도 예상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자 입장에서 당장 달라지는 것은 없다. 과세 자체가 2029년으로 미뤄지는 방안이 추진되는 만큼, 내년 1월부터 코인 매도 차익에 세금이 매겨지는 일은 일단 피하게 됐다. 다만 2029년 시행이 차질 없이 이뤄질지는 워킹그룹 논의와 국회 입법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과세 전에 이미 확정된 손실은 이월공제 대상이 아니라는 점, 보유 코인의 취득가액은 2028년 말 시가와 실제 매입가 중 높은 금액으로 인정된다는 점은 거래기록을 정리해 둘 때 참고할 만하다.

마무리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코인 과세는 2029년으로 2년 더 미뤄지는 방안이 추진 중이며, 아직 국회 통과가 필요한 단계다. 둘째, 유예와 함께 손실 이월공제가 도입되면 손실을 본 해의 다음 3년간 이익에서 손실을 빼고 세금을 계산하게 된다. 셋째, 과세 전 확정 손실은 공제 대상이 아니고, 보유 코인의 취득가액은 2028년 말 시가와 실제 매입가 중 높은 금액으로 인정된다. 세부 과세 기준은 2028년 상반기 발표가 예정돼 있으니, 그때 나오는 기준을 확인해야 한다.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코인 과세는 2029년으로 2년 더 미뤄지는 방안이 추진 중이며, 아직 국회 통과가 필요한 단계다. 둘째, 유예와 함께 손실 이월공제가 도입되면 손실을 본 해의 다음 3년간 이익에서 손실을 빼고 세금을 계산하게 된다. 셋째, 과세 전 확정 손실은 공제 대상이 아니고, 보유 코인의 취득가액은 2028년 말 시가와 실제 매입가 중 높은 금액으로 인정된다. 세부 과세 기준은 2028년 상반기 발표가 예정돼 있으니, 그때 나오는 기준을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