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10월 7일 낮 12시 25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다섯 번째 발사에 성공했다. 역대 가장 많은 15기의 위성을 실었으며, 이 가운데 초소형군집위성 '네온샛' 2~6호 5기를 포함한 14기가 목표 궤도에 안착했다. 누리호 발사 이력상 예정 시각에 정확히 이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발사 결과부터 정리하면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10월 7일 낮 12시 25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다섯 번째 발사에 성공했다. 1단과 2단 분리, 위성을 보호하는 덮개(페어링) 분리, 3단 엔진 연소까지 계획된 절차가 모두 정상 수행됐고, 우주항공청은 목표 궤도 도달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목표 궤도는 고도 570km 안팎(±15km가 성공 기준)의 태양동기궤도로, 실제 위성이 분리된 고도는 576km였다. 탑재된 15기 가운데 14기가 분리에 성공했다. 주탑재위성인 네온샛 5기는 모두 목표 궤도에 진입했고, 큐브위성 10기 중 9기도 사출됐다. 나머지 1기(PERSAT-02)는 사출되지 않았다. 누리호 발사 이력상 예정 시각에 정확히 이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발사 당일 오후 1시 8분경에는 남극 세종기지에서 네온샛 6호와 첫 교신에 성공했다. 2~5호는 당일 오후 4시 30분경 1차 교신이 예정됐으나 결과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15기 위성의 정체
이번 발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탑재체는 초소형군집위성 '네온샛' 2~6호 5기다. KAIST가 주도하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쎄트렉아이가 공동 개발한, 국내 최초의 실용급 양산형 위성이다. 무게 100kg 미만의 지구관측위성으로, 흑백 1m급·컬러 4m급의 고해상도 영상을 촬영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을 정밀 감시하는 임무를 맡는다. 나머지 10기는 국내 산·학·연이 개발한 큐브위성이다. 항우연의 국산 소자·부품 검증 위성, 대전광역시의 '대전샛-1호'(22cm·23.6kg, 고성능 전자광학카메라로 도시 변화·산불·홍수 등 재난 모니터링), 스페이스린텍의 BEE-1012, 한컴인스페이스의 세종5호, 무인탐사연구소의 UEL-Y-Sys, 오앤비스페이스의 SLEDGE, 쿼터니언의 PERSAT-02,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의 COMMANDv1, 조선대·부산대의 CPSat, KAIST의 GBSAT(저궤도 우주환경 조사) 등이다. 각 위성의 세부 임무 가운데 일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군집위성'이 뭐길래 5기를 한 번에 쐈나
군집위성은 여러 대의 소형 위성을 하나의 체계처럼 운용하는 방식이다. 위성 한 기가 고장 나도 나머지가 임무를 이어갈 수 있고, 여러 기가 번갈아 같은 지역을 촬영하면 재방문 주기가 짧아진다. 네온샛 군집은 단계적으로 구축되고 있다. 2024년 4월 로켓랩 일렉트론으로 쏘아 올린 시제기를 시작으로, 검증기를 거쳐 이번에 양산 1차분인 2~6호가 투입됐다. 2027년 하반기 6차 발사에서 7~11호 5기가 추가되면 총 10기 체계가 완성된다. 10기 체계가 갖춰지면 한반도를 하루 3회 이상 촬영할 수 있고, 재난·재해 발생 시 24시간 안에 같은 지역을 다시 촬영할 수 있다. 하루에 확보하는 영상 데이터는 약 70만㎢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1기는 왜 분리되지 않았나
사출되지 않은 PERSAT-02는 제주 해양 쓰레기 감시를 임무로 하는 큐브위성이었다. 누리호가 사출 신호를 정상적으로 보냈으나 분리 완료 신호가 확인되지 않았고, 영상 분석에서도 미사출이 확인됐다. 사출관 뚜껑이 열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며, 정확한 원인은 추가 분석 중이다. 비슷한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3년 5월 3차 발사 때도 큐브위성 1기(도요샛 3호)가 사출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
이전 네 번의 발사와 무엇이 다른가
누리호 개발은 2010년 3월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 착수와 함께 시작됐다. 1차 발사(2021년 10월)는 3단 엔진이 46초 일찍 꺼지면서 궤도 안착에 실패했다. 2차(2022년 6월)에 성공하면서 한국은 1톤 이상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7번째 나라가 됐다. 3차(2023년 5월)와 4차(2025년 11월)도 성공했다. 4차 발사에서는 차세대중형위성 3호 등 13기를 실었는데, 이번 5차의 15기는 이를 넘어선 역대 최다 기록이다. 주탑재위성 5기를 한 번에 궤도에 올린 것도 처음이다. 5번 발사해 4번 성공했으니 누적 성공률은 80%다.
다음 단계는
정부는 2027년 하반기 6차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네온샛 7~11호를 추가로 올려 10기 군집 체계를 완성하는 게 핵심 임무다. 2032년까지는 매년 1회 이상 발사해 신뢰성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재사용이 가능한 차세대발사체 개발을 통해 발사 비용을 낮추고 발사 빈도를 높이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왜 중요한가
우주항공청 오태석 청장은 이번 발사에 대해 고객이 원하는 궤도와 시간에 맞춰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한 단계 더 높은 우주 수송 역량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번 발사는 5기의 위성을 35~40초 간격으로 순차 분리하면서 발사체 상단을 30도·60도씩 회전시키는 자세제어로 충돌 없이 배치하는 정밀함을 보여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제작·발사운용 참여가 확대되면서 민간 주도의 상업 발사 서비스로 넘어가는 이정표라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네온샛 6호와의 교신은 확인됐고, 나머지 위성들의 상태 확인이 이어지고 있다. 다음 목표는 2027년 하반기 6차 발사로, 네온샛 7~11호를 올려 10기 군집 체계를 완성하는 것이다.